美·中 갈등 후 글로벌 외국인 투자 EU에 집중…韓 투자는 32.6% 줄여
옥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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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글로벌 외국인 투자 특징 분석…"선진국 위주로 투자"세계적 메가 M&A 비중에도…한국은 2016년 이후 단 1건 불과(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뉴스1(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2018년 3월 이후 글로벌 외국인투자는 유럽연합(EU)에 집중됐다. 투자규모가 47%나 늘었다. 반면 한국에 대한 투자는 32.6% 줄여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50억 달러가 넘는 글로벌 메가딜(M&A)도 지난해 197건에 달했지만, 한국은 2016년 이후 단 1건으로 전무하다시피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최근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할 때 용지를 직접 매입해서 사업장을 짓는 방식인 그린필드(Greenfield) 외국인직접투자(FDI) 1위는 EU인 것으로 나타났다.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2018년 3월을 기준으로, 이전 3년간 그린필드 외국인직접투자 평균과 이후 3년간 평균을 분석했을 때 EU의 증가율은 47%에 달했다. 이어 중국(13.5%), 일본(12.1%), 미국(5.7%) 순이다. 반면 한국은 -32.6%로 세계 평균(5.6%)에 크게 못 미쳤고, 인도(-28.7%)와 아세안(-12.3%)도 하락세를 보였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증감률은 각각 26.2%, -4.5%로 대조를 이뤘다. 이문형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을 통해 공급망 재편과 산업경쟁력 제고를 꾀하고 있다"며 "최근 인텔이나 SK 투자 사례에서 보듯이 세계 주요 기업이 상대적으로 미·중 갈등에 영향을 덜 받는 EU나 선진국에 투자선호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뉴스1보고서는 또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간 FDI 수익(유보이익) 재투자율을 분석한 결과, OECD 국가 평균은 2013년 28.8%에서 2020년 43.7%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은 49.0%에서 18.2%로 감소했다. 미·중 갈등 전후 3년 재투자율 평균을 비교해보면, OECD는 36.5%에서 40.3%로 3.8%p 상승했으나, 한국은 44.8%에서 32.1%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4.7%p, 독일은 4.4%p 증가했고, 캐나다는 5.9%p, 칠레는 4.7%p 감소했다. 보고서는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글로벌 FDI 재투자의 증가 추세 원인은 이익잉여금을 지분투자, 장기차관 등과 함께 FDI의 형태로 인정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재투자율이 낮은 것은 2020년 2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 전까지 재투자를 FDI 금액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뉴스1한편 최근 10년간 글로벌 투자에서 50억 달러가 넘는 메가 M&A 비중이 증가했다.2011년 전 세계 메가 M&A 비중은 29.9%였는데 2021년 비중은 39.7%로 나타났다. 건수로는 69건에서 197건으로 약 2.8배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같은 기간 미국은 4.2%p, 중국은 28.4%p, 독일은 29.1%p 증가했는데, 한국은 2016년 이후 단 1건에 그쳤다.보고서는 글로벌 메가 M&A가 늘어나는 것은 디지털융합 산업의 부상과 고비용의 그린필드 투자를 회피하려는 경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관련 시장의 성장과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지속으로 인해 앞으로도 메가 M&A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첨단산업 유치 활성화, 국제 공동 R&D 프로그램 강화 등 우리나라를 EU와 같은 공장 투자처로 만들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또 높은 규제나 경직된 노동환경, 국제 표준과 일치하지 않는 국내 기술규제 등이 재투자를 저해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경영환경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장 확장 시 규제 완화 등 개별 외투기업에 대한 맞춤형 경영환경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성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본부장은 "미·중 갈등 및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FDI 구조가 변화하는 가운데 리쇼어링을 중심으로 첨단소재 및 부품의 공급망 재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그린·디지털 뉴딜 정책을 기반으로 한 신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메가 M&A를 위해 국내에 있는 각종 해외펀딩 규제는 과감히 철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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