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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민 재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농어가목돈마련저축’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 용돈 수준에 불과한 납입한도가 농어민의 ‘재산 증식’에 기여하지 못하는 데다 기금 운용 실익마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기획재정부는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기금평가단이 33개 정부 기금의 자산운용 실적과 존치 타당성을 평가한 ‘2022년 기금평가 결과’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가운데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은 자산운용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아주 미흡’을 받았다. 3년 단위로 실시되는 존치평가에서도 2019년에 이어 2회 연속 ‘폐지 권고’가 내려졌다.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은 정책상품인 농어가목돈마련저축의 장려금리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기금평가단의 권고대로 기금이 폐지되면 장려금리를 줄 수 없으므로 사실상 농어가목돈마련저축 상품은 사라지게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농어가목돈마련저축의 저축한도(월 최대 20만원)가 낮다보니 저소득 농어민의 재산형성에 기여하지 못하고, 한해 예산으로 당해 지출을 충당해 기금운용 실익이 낮다는 게 기금평가단의 판정”이라고 설명했다.농어가목돈마련저축은 높은 이자와 비과세 혜택을 제공해 농민의 재산 형성과 생활안정을 지원하고자 1986년 첫선을 보였다.기본금리에 장려금리가 더해져 올해 적용받을 수 있는 최대 금리는 연 4.41%(저소득 농민 7.71%)다. 8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연 1.85∼2.5%인 것과 비교하면 이자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2㏊ 이하 농지를 소유(임차)한다면 일반 농민 대상 상품에, 1㏊ 이하 농지를 소유(임차)한다면 저소득 농민 대상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최대 5년 동안 연간 24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농촌 현장에서는 기금 폐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3년 전 전북 완주로 귀농해 두릅을 재배하는 청년창업농 A씨는 “농어가목돈마련저축은 귀농·귀촌인들 사이에서 ‘귀농 후 꼭 가입해야 하는 상품’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며 “이제 막 농사를 시작한 초보 농민 입장에서 높은 금리를 지원받아 재산을 불릴 수 있는 정책상품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이 유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저축할 수 있어 재산 형성에 유용하지만 5년 꼬박 부어도 자녀 대학 학자금도 모을 수 없을 만큼 납입한도가 너무 낮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납입한도는 1986년 처음 상품이 판매될 때부터 31년 동안 월 최대 12만원이었다. 2017년 경제상황 변화 등을 이유로 월 최대 20만원으로 상향된 후 지금까지 동결된 상태다.농어가목돈마련저축을 취급하는 농협도 기금 폐지보다는 상품 목적에 맞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협 상호금융 관계자는 “전국 지역 농·축협 기준 월 4000좌씩 꾸준히 신규가입이 생기는 인기 상품”이라면서 “기금 폐지보다는 가입 고객이 정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납입한도를 높이는 게 실질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이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