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VIEW] 장제원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여권내 권력 지형 변화... 검핵관이 신주류로””완전한 실각 아니다... 국면 전환 위한 선택” 분석도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31일 “앞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앞서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원내대표에서 물러날 것임을 시사했다. 이른바 ‘윤핵관’ 논란의 중심에 있던 두 사람이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을 넘기면서 2선 후퇴 국면을 맞았다. 윤 대통령이 국정 쇄신을 위해 ‘윤핵관’ 정치와의 결별을 결심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와 장제원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회의장 밖으로 나서고 있다. /뉴시스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근 당 혼란에 대해 무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저는 이제 지역구 의원으로서 책무와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그러면서 “계파 활동으로 비칠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다”고 했다. 장 의원은 대선 때부터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며 캠프 운영을 주도했고 윤 대통령 당선 뒤에는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새 정부 조각 인선과 대통령실 구성에 관여했었다.장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은 “윤 대통령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도록 스스로 백의종군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권·장 두 사람의 2선 후퇴는 여권 내 역학 구도 변화의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온다. 취임 석 달을 넘긴 윤 대통령이 정치에 뛰어든 후 그를 지탱했던 윤핵관 정치와 결별을 선택한 것 같다는 것이다. 최근 윤핵관 그룹이 추천 또는 인선에 관여한 대통령실 직원들이 대거 교체되고 있는 것도 친윤 핵심 정치인들의 퇴조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실상 비대위를 출범시킨 뒤 원내대표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장제원 의원이 31일 2선 후퇴를 선언하자 국민의힘에선 “여권의 역학 구도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여권 일부 인사는 “권성동·장제원이 없는 윤석열 정권은 형용모순”이라며 “정국 돌파를 위한 ‘전략적 후퇴’일 수 있다”고 했다. 퇴출이 아니라 숨 고르기 차원이라는 것이다.장 의원의 이날 2선 후퇴 선언은 예고 없이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나왔다. 장 의원은 8월 초부터 거취를 고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취임 석 달 만에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친 핵심 원인으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윤핵관 그룹의 갈등이 꼽히면서 장 의원 고심도 깊어졌다는 것이다.일각에선 장 의원이 차라리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정무특보 등을 맡아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윤 대통령은 홍보수석만 교체하는 선에서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을 마무리지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즈음 윤 대통령은 윤핵관의 전면 부상이 오히려 국정 동력 확보에 걸림돌이 된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운 것 같다”고 했다. 이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무효화되면서 권 원내대표 역시 결정타를 맞았다.결과적으로 윤핵관 양대 축인 권성동·장제원 동반 2선 후퇴가 불가피하다고 윤 대통령이 판단했고, 권·장 두 사람도 이런 윤 대통령 뜻을 읽고 뒤로 물러나는 쪽을 택한 것 같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윤핵관 정치가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뒤로 물리는 게 순리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윤핵관 그룹으로 분류되는 윤한홍·이철규 의원도 주변에 “대통령에게 부담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윤 대통령이 정치 참여 이후 줄곧 정치적 대리인 역할을 맡겨온 권·장 의원의 2선 후퇴를 두고 “완전한 실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기 전날인 지난달 7일 윤 대통령을 장시간 만나 정국 구상 방안을 논의했다. 이 때문에 국면 전환 차원에서 윤핵관을 잠정적으로 2열에 배치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도 이날 장 의원의 퇴진과 관련해서 “위장 거세쇼”라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금 정국 상황이 정략을 고려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민생 위기 속에서 당을 정상화해 국정 운영을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라고 했다.정치권의 관심은 윤핵관 대신 누가 여권 권력 지형의 1열 자리를 대체할 것이냐다. 여권에선 대통령실에 배치된 윤 대통령의 검찰 시절 측근 그룹(검핵관)이 권력의 신주류로 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유임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이른바 ‘검핵관’들이 떠받치는 구조로 국정을 끌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그러나 정치 경험이나 국민의힘 내에 기반이 없는 이들이 정국을 주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차기 당대표 주자 그룹이나 윤핵관 색채가 덜한 전·현직 의원들로 여권 주류 진용을 다시 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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