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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협회 본사[생명보험협회 제공]2015년 2월 생명보험협회 본사생명보험협회가 업계 공동 사회공헌을 명분으로 생명보험사들로부터 15년간 거둬들인 사회공헌기금이 무려 4800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기금 징수는 징수의 법적 근거가 약한데다 사용처도 여전히 불투명해 금융감독 당국 차원의 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협회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생보사들로부터 거둬들인 사회공헌기금은 4838억원에 달한다. 생보사들이 매년 평균 322억원의 기금을 낸 셈이다.사회공헌기금은 지난 2007년 생보사의 증권시장 상장 결정 당시 업계가 보험가입자에게 상장차익을 배분하지 않는 대신 조성키로 한 기금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사들은 상장사의 경우 매년 세전 이익의 1.5%, 비상장사는 0.25%를 기금에 출연하고 있다. 2007년 274억6000만원을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2013~2015년 1007억3400만원, 2016~2018년 843억5000만원, 2019~2021년 1075억1500만원을 냈다. 이 기금은 사회공헌위원회를 통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생보협회 사회공헌기금, 사회공헌위원회 지정법인(파트너단체) 등 3곳에서 나눠 사용하고 있다. 사회공헌위원회는 재원 배분과 기금운영업무 등을 총괄하며, 사회공헌사업 전반의 조정 역할을 한다. 학계, 시민단체, 소비자 대표 등 외부인사를 포함해 10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위원회에서는 기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 정책적인 사항을 결정하고 재단과 기금, 지정법인에서는 의뢰와 심사를 통해 결정된 곳에 자금을 지원한다.생보 사회공헌기금을 둘러싼 비판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준조세와 비슷한 기금을 걷는 법적 근거가 약하다는 점이고, 또다른 하나는 기금 운운영의 불투명성이다. 공익기금의 시작은 생보사 증시 상장이 결정된 후 생보협회와 22개 생보사가 체결한 자율협약이 기반이다. 시작은 22개사였지만 생보사 통·폐합 등을 거치면서 현재는 19개 생보사가 위원회에 기금을 출연하고 있다. 법적인 근거가 있는 게 아니라 순전히 자율 협약에 근거한 것이어서 기금 출연을 거부하는 생보사도 생겨났다.또 기금을 생보협회 '쌈지돈'처럼 운영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불투명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보협회는 이처럼 비판이 거세자 기금 운영 4년 만인 2011년 사회공헌재단 홈페이지 연차보고서 등에 사용처 게시를 시작했다. 하지만 생보협회는 지금도 여전히 내부에 사회공헌기금 관련 조직을 운영하고, 기금 사용의 구체적 내역은 일반에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기금이 불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2007년 당시 생보사들은 2026년까지 20년간 1조50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매년 300억~400억원 가량의 기금이 출연되는 상황으로 볼 때 현재로선 이같은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생보협회 관계자는 "2026년까지 목표 기금액을 조성하지 못했을 경우 기간을 연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법적 근거가 미약한 기금 징수 시한을 협회 마음대로 연장하겠다는 뜻이다.한 보험사 관계자는 "매년 정부에 적지 않은 세금을 내는데 또 세전이익의 1.5%를 기부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생보업체들이 저마다 자체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데 기금을 모아 공동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도 현재로선 맞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