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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출석한 윤석열, '작심 발언' 쏟아내
"중상모략은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
"秋 수사지휘권 발동 위법, 인사는 전례 없어"
"野의원 봐주고 제식구 감쌌다? 절대 용납 않아"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에서 또 한 번 분위기가 반전됐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2차 수사지휘권 발동에 곧바로 수긍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정감사장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내면서다.

윤 총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그런식으로 인사하는 법이 없다"는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전날 오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대다수 검찰 구성원은 법무부장관이나 실세 간부들이 아닌, 총장님을 검찰사무의 총괄자로 믿고 따르고 있다"는 현직 검사의 '응원글'이 올라온 것을 의식한 듯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검사들이 대놓고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일선은 다 위법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윤석열, 추미애의 '사과 요구' 단박에 거절
"중상모략은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

윤 총장은 이날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사과 요구'를 받은 직후 국감장에 나섰다. 추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상모략'이라고 화부터 내기 전에 지휘관으로서 성찰과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고 썼다.

윤 총장이 '라임자산운용 펀드사기 사건의 수사 지휘가 부실했다'는 추 장관의 지적에 반발해 '중상모략'이라며 단어를 사용하며 비판한 상황에서,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서신을 통해 검찰을 비판하자 윤 총장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윤 총장은 이러한 추 장관의 사과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는 오히려 "대체 무슨 근거로 검찰총장이 부실수사와 관련돼 있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며 "중상모략은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부실 수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다"며 "제가 수사를 먼저 철저히 지시한 사람이고, (김봉현 전 회장의 야당 정치인 로비 주장과 관련) '제식구 감싸기'라는 욕을 먹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라, 가을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얘기까지 했다"고 했다.

秋 수사지휘권 발동에…"위법·부당·비상식적이다"
'1월 검찰 인사 대학살'엔 "인사안 보여주는 건 협의 아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서도 강력한 의견을 내놨다. 윤 총장은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추 장관이 김봉현 전 회장의 '옥중서신'을 근거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위법하고 근거와 목적이 보이는 면에서 부당한게 확실하다"며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의 얘기 하나를 가지고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고 검찰을 공박하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했다.

이후 여당 의원들은 윤 총장을 향해 "그렇다면 총장님은 누구의 부하냐", "검찰총장이 장관과 친구냐", "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을 따를 이유가 없다는 뜻이냐"는 등 항의를 이어갔지만, 윤 총장은 끝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윤 총장은 "총장이 법무부장관의 부하라면 총장을 둘 필요가 없다"며 "법무부장관은 정무직인데 검찰 수사란 것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윤 총장은 지난 1월 '대학살'로 불리는 검찰 인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전례가 없는 인사였다"며 "검사장 인사안이 이미 다 짜여져 있는 상황에서 추 장관이 법무부로 들어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법이 없다. (인사안을) 보여주는 게 협의가 아니다"며 "법에서 말한 협의는 실질적으로 논의하라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석열 라인·사단' 거론하는 與 의원 향해서는
"영화 '1987' 생각나", "식물총장이 누굴 비호하냐"

윤총장은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시종일관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윤석열 라인 봐주기 의혹', '윤석열 사단 비호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는 "영화 '1987'이 생각난다", "식물총장이 누굴 비호하냐"고 맞섰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라임 사건 관련 검사 접대 의혹을 제기하며 윤 총장을 중심으로 한 '라인 사건 연루자들의 도표'를 제시했다. 접대 의혹에 연루된 검사장이 윤 총장의 라인이라는 이유로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윤 총장은 "도표를 보니까 영화 '1987′이 생각난다"며 "라인이라는 게 뭔지도 모르고, 외람된 말씀이지만 어느 정당의 정치인 한 사람이 부패에 연루되면 당대표까지 책임져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영화에서 공안경찰 박 처장이 민주화 운동가들을 간첩으로 엮기 위해 도표를 제시한 대목에 비유한 것이다.

그는 이어 "각자가 자기 잘못을 책임지는 거고, 검찰은 검찰 구성원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며 "이런 건 우리 조직에서 무관용이고, 대가성이 있든 수사 착수 전에 우연히 얻어 먹었든 간에. 김영란법 하나도, 저희 검찰이 지금 어떤 입장인데 이걸 봐주고 하겠느냐"고 토로했다.

윤 총장은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검사장과 관련한 '검언유착' 사건 개입 의혹을 제기할 때도 "제가 한동훈 검사장을 비호할 능력도 없고, 인사권도 없는 사람이다. 밖에서 다 식물총장이라고 하지 않냐. 비호가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검사장은 소위 '윤석열 라인'으로 꼽히는 대표적 인물이다.

윤 총장은 '식물총장이 아니다'는 박 의원을 향해 재차 "뭐가 식물이 아니냐. 인사권도 하나도 없고, 인사도 완전히 배제됐다"며 "그러면 위원님은 누구를 비호하시는 거냐"고 맞받았다.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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