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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현수 기자] 최근 챗봇 도입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다국어 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비대면 인공지능(AI) 기술로 각광받던 챗봇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서비스 도입이 가속화됐다. 문제는 국내 챗봇의 언어가 대부분 한국어 서비스에 국한돼 글로벌 기업이 도입하기에는 한계성이 있다는 점이다.

다국적 기업이 하나의 언어로만 이용 가능한 챗봇을 도입하는 경우 다른 언어권에서는 사용이 불가하다. 결국 미완성인 서비스에 불과하다.

이를 감안해 대한항공, 위버스 등 글로벌 서비스 기업은 다국어 서비스가 가능한 챗봇을 선보이고 있다.◆대한항공 챗봇, '다국어 기능' 고도화

지난해 말 대한항공은 AI 챗봇 전문기업 메이크봇과 함께 챗봇 서비스에 '다국어 기능'을 추가해 고도화했다. 해당 버전업을 통해 대한항공 챗봇은 한국어와 함께 영어 서비스도 지원한다. 이제는 국제선 항공편을 이용하는 영어권 탑승객도 대한항공의 편리한 챗봇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대한항공 다국어 챗봇은 국내 사용자들을 위한 카카오톡 채널뿐만 아니라 글로벌 메신저 앱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구동된다. 이같은 대한항공의 다국어·다채널 챗봇은 수년간 확보한 고객 상담 데이터를 학습해 전 세계 사용자 문의에 24시간 대응한다.

◆빅히트 엔터플랫폼 '위버스' 다국어 챗봇 도입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글로벌 엔터 플랫폼 '위버스'도 메이크봇과 함께 최근 3개국어 챗봇을 전격 도입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플랫폼 부문 자회사인 비엔엑스(beNX)는 지난 2019년 6월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와 팬 커머스 플랫폼인 '위버스샵'을 출시했다. 위버스는 오픈 9개월 만에 총 가입자 700만 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방문자수는 150만 명을 상회한다. 위버스샵 역시 월 거래 규모 25만회에 이르는 대규모 커머스 플랫폼으로 고속 성장 중이다.

특히 위버스는 하루 150만 명이 방문하는 만큼 다국적 사용자들의 질의가 빗발친다. 이에 따라 위버스는 메이크봇과 함께 다국어 챗봇 도입을 진행했다. 위버스의 다국어 챗봇은 한국어와 함게 영어, 일본어까지 지원한다.

이를 통한 전 세계 고객 서비스 강화는 해외 음악 시장에 진출한 K팝의 발전을 이끌 비즈니스 경쟁력 확보에도 주효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이크봇, 글로벌시장 진출 초읽기

국내에서도 글로벌 산업 생태계에 발맞춰 다국적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시차와 언어의 장벽 등이 있어 24시간 다국어로 문의에 대응하는 자동 시스템은 부재했다.

이에 메이크봇의 다국어 챗봇 솔루션은 글로벌 기업의 비대면 서비스 역량 강화를 견인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해당 챗봇은 사용자의 접속 국가, 언어 선택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가 실행되며 사용자의 언어를 인식한다. 또 글로벌 기업의 다국적 관리자가 AI 챗봇을 학습시키고 관리할 수 있어 자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아울러 메이크봇은 다국적 챗봇 서비스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 글로벌 CDN망에 인프라를 구성했다. 이는 전 세계 각지에서 사용 기기의 제한 없이 원활한 접속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메이크봇은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고 전문적인 컨설팅 및 기획 역량을 구축하기도 했다.

메이크봇 김지웅 대표는 "다국어 챗봇은 사용자 언어에 따라 시나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글로벌 기획력과 함께 인프라와 솔루션,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향후 글로벌 챗봇 시장은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비즈니스 환경을 이해하는 수준 높은 컨설팅 역량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글로벌 챗봇의 성패는 다국적 기업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기술력이 좌우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내외 다국적 기업의 챗봇 도입을 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메이크봇은 항공·금융·유통·교육·헬스케어·사내챗봇 등 산업별 특화 챗봇을 구축하며 챗봇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국어 챗봇 솔루션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까지 고객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권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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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오전 신년사에서 '회복', '포용', '도약'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포용과 도약'을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1층 로비에서 2021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포용·혁신·공정' 강조 기조 유지…'남북관계·부동산' 미묘한 변화

[더팩트ㅣ청와대=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발표한 2021년 신년사의 핵심 키워드는 '회복', '포용', '도약'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키고 포용적으로 회복해 도약하는 한 해가 되겠다는 뜻이다. 이중 '포용과 도약'은 지금과는 상황이 달랐던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강조한 단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가 갑작스레 찾아왔지만, 대체적인 국정운영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지난해도 올해도 '표용·혁신·공정' 강조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월 7일 신년사에서 "2020년은 나와 이웃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고 경제가 힘차게 뛰며,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들께서 '포용', '혁신', '공정'에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 성과를 강조하면서 "저소득 취약계층 및 어려움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하고, 혁신을 더 강화해 우리 경제를 더 힘차게 뛰게 하겠다"며 "공정은 우리 경제와 사회를 둘러싼 공기와도 같다. 공정이 바탕에 있어야 혁신·포용이 있다"고 부연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포용·혁신·공정은 주요 키워드로 제시됐다.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는 온전히 (코로나에서)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 "코로나로 더 깊어진 격차를 줄이는 포용적인 회복을 이루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경제의 혁신 속도는 상생의 힘을 통해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한국판 뉴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대한민국 곳곳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지역경제 혁신을 위한 노력도 더 강화하고, 사회 각 분야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공정에 대한 요구에도 끊임없이 귀 기울이고 대책을 보완해 가겠다"고 약속했다.

'혁신성장'과 관련해서도 숫자만 조금 달라졌을 뿐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가 4조 원을 돌파했고, 5개의 유니콘 기업이 새로 탄생했다. 혁신을 향한 우리의 노력이 하나하나 결실을 맺고 있다"고 했다.

이 말은 올해 "코로나 상황에서도 제2의 벤처 붐이 더욱 확대돼 벤처펀드 결성액이 역대 최대인 5조 원에 달했고, 벤처기업 증가, 고용 증가, 수출 규모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의 혁신 속도는 상생의 힘을 통해 더욱 빨라질 것이다"로 바뀌었다.

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청와대 본관 1층 로비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지지부진한 '남북관계'…기조만 유지

지지부진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언급은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인고의 시간"이라며 "우리에게 한반도 평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년간 남북 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제적인 해결이 필요하지만, 남북 사이의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2020년 '제1회 동아시아 역도 선수권대회'와 '세계 탁구 선수권대회'에 북한의 실력 있는 선수들 참가 기대 △'도쿄올림픽' 공동 입장과 단일팀을 위한 협의 지속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 실현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답방 등 구체적 방안도 다수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국제사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남북이 손잡고 함께 증명해야 한다"며 "정부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발맞추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멈춰있는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남북 협력만으로도 이룰 수 있는 일들이 많다"며 "가축 전염병, 신종 감염병, 자연재해를 겪으며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하고 있다. 우리는 많은 문제에서 한배를 타고 있다. 남북 국민들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협력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코로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한다"며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한-아세안 포괄적 보건의료 협력을 비롯한 역내 대화에 남북이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 코로나 협력은 가축 전염병과 자연재해 등 남북 국민들의 안전과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들에 대한 협력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는 지난해보다 다소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 마무리 발언에서 "혁신과 포용, 공정과 평화를 바탕으로 '함께 잘사는 나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겠다"며 한반도 평화를 핵심 의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 신년사에선 "2021년은 "일상을 되찾고, 경제를 회복하며, 격차를 줄이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가 끝나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나아가는 선도국가 도약의 길을 향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2020년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2021년 신년사에선 '부동산'은 언급하지도 않으면서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7일 청와대 본관 1층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부동산 정책 실패 인정? 결국 고개 숙인 대통령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부동산과 관련해선 '부동산'이라는 단어를 꺼내지도 않았다. 지난해 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며 "주택 공급의 확대도 차질 없이 병행해 신혼부부와 1인 가구 등 서민 주거의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신년사에선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한 뒤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 특별히 공급 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야권 대권 잠룡들은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온갖 미사여구로 장식된 긴 신년사에 부동산 문제 관련은 딱 세 문장이었다. '송구한 마음'이란 말과 함께 '주거 안정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 이게 전부였다"며 "집값과 전월세가 '미친 듯이' 올라 중산층 서민 대다수가 이 정부를 원망하는 가장 큰 이슈가 바로 주택 문제인데, 대통령의 저 세 마디에 주택 문제가 과연 해결될 거라는 희망을 가질까"라고 꼬집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부동산이란 단어는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고, 대신 주거 문제에 대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재작년 말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했고, 작년 신년사에서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던 것에 비하면 사실상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인정한 셈"이라며 "더 이상 현실과 동떨어진 신념을 고집해 국민들을 힘들게 하지 말고, 처절한 반성과 원점 재검토를 통해 전세난민이 된 국민을 구제할 종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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