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승승장구 하던 '삼천피'가 1월의 마지막날 무너지자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조정장인지, 하락의 전조인지 논쟁이 한창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29일 2976.21에 한 주를 마감했다. 한주간 무려 5.27%나 떨어지며 3000선이 붕괴됐다. 이 기간 코스피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다. 개인 투자자들은 8조3341억원을 매수했지만 외국인(5조3463억원)과 기관(2조9144억원)의 매도 총공격을 막아내기에 역부족이었다. 글로벌 증시의 악재가 국내까지 여파가 미쳤다. 미국에서 게임스탑, AMC 등에서 시작된 공매도 세력 공방에 따라 위험자산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실제 화학, 통신, 철강 등 일부를 제외하고 전기전자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매도가 넘치고 있다. 지난 11월 이후 급격하게 유입됐던 외국계 헤지펀드 자금으로 추정된다. 미국 내 개인투자자와의 공방전으로 손실을 입은 헤지펀드들이 국내뿐 아니라 신흥국, 대다수 시장에서 차익실현 매도가 쏟아지면서 국내 수급상황에 악영향을 줬다는 얘기다.반면, 증시 하락에도 개인투자자들은 매수 심리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매수세가 특정종목에 치우치면서 많은 시장 투자자들이 패닉성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 혼자 뒤쳐질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린 전형적인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장세라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증시는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대형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조정폭이 커질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추가 부양책도 현실화되기 힘들고 백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 심리가 후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주는 국내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유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호재성으로 받아드릴 뚜렷한 시그널을 전달하는 데 실패했고, 중국 인민은행의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발행과 미국 내 숏 스퀴즈 사태가 시장의 우려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코스피 상위종목을 둘러싼 수급환경은 오히려 증시 중·소형주에 더 불리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이번 이벤트로 촉발된 조정이 하락장을 의미하기보다는 실적 장세에 진입하기 전 단기적으로 높아진 위험자산가격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표출된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높았기 때문에 실적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 역시 "성공적 백신공급은 글로벌 경제 정상화의 필요조건인데, 접종이 지연됨에 따라 당초 증시 상승을 뒷받침했던 경기 낙관론이 흔들리고 있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눈높이 조정으로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김규리 매경닷컴 기자 wizkim61@mk.co.kr]▶ 네이버 메인에서 '매일경제'를 받아보세요▶ 궁금한 제조과정 영상으로 보세요. '이렇게 만들죠'▶ 아파트 살까 청약할까. 여기서 확인하세요. '매부리tv'[ⓒ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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