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5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서울시장 예비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우 의원은 안 대표를 겨냥해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는 정치인들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했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덕훈 기자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여당이 해야 할 일은 두 전임 시장(박원순·오거돈)의 성범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뻔뻔하게 후보를 내려고 하는 짓을 통렬하게 반성하고, 범죄 피의자 시장이 롤모델이라는 정신 나간 후보(우 의원)를 즉각 사퇴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이것마저 하지 않는다면 여당의 자격도 없고 공당의 지위도 어울리지 않는 정치 모리배 집단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페이스북이에 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그(안 대표)는 나를 사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적어도 나는 이당 저당 옮겨다니는 정치 행보를 보인 적 없다. 국민도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 정치인들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것”이라며 반격에 나섰다.그는 “안 대표가 민주당의 언론개혁 추진에 대해 민주주의를 말살하려 한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면서 “침소봉대하지 말라”고 했다. 우 의원은 “미국 등 해외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안 대표 주장대로 라면, 미국 같은 나라는 민주주의를 말살한 비민주주의적 국가라는 뜻인가”라고 반문했다.앞서 우 의원은 박 전 시장의 아내 강난희씨가 지인들에게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나의 남편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과 관련, 지난 10일 “강 여사의 손편지를 보고 울컥했다”며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 가겠다”고 했다. 그는 “박 시장은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였다”며 “박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꿈을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그러자 야권에서는 “우 의원이 박 전 시장의 피해자 인권을 생각했더라면 이런 망언을 해선 안 된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도 변호인을 통해 “유족에 대한 의원님의 공감이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에게는 가슴을 짓누르는 폭력”이라고 비판했다.논란이 커지자 우 의원은 15일 라디오 방송에서 “박 전 시장의 인생 전체가 롤모델이라는 것은 아니다”라며“박 시장이 적어도 혁신가로 살았던 만큼은 내가 본받겠다,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시민단체를 만들어서 시민운동 혁신들을 했던 것들, 시장이 된 뒤에 했던 몇 가지 혁신적인 정책들, 이런 것들은 내가 배워야 하겠다는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했다.[이세영 기자 230@chosun.com] ▶ 조선일보가 뽑은 뉴스, 확인해보세요▶ 최고 기자들의 뉴스레터 받아보세요▶ 1등 신문 조선일보, 앱으로 편하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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