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억대 미집행금·역외 정비 비용 논란
옥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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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협상 타결 후폭풍군사건설 분야 미집행 예산 많아 인건비 제외하고 제때 사용 안돼 한반도 밖 미군자산 정비도 지원 정치권 투명성 강화 요구 목소리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왼쪽)와 미국의 도나 웰튼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 외교부 제공주한미군의 주둔 비용규모를 정하는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타결을 둘러싸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주일미군 방위비분담금은 거의 인상되지 않은 반면 한국은 올해 분담금을 13.9%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분담금 비집행분과 역외 미군 전력 정비 문제도 논란을 더하는 모양새다.방위비분담금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에 쓰인다. 인건비는 대체로 전액 사용되지만, 군사건설비는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군사건설 분야는 미집행금 규모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중 9079억원(2019년 기준) 규모의 미집행금을 자국 은행에 보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사건설은 2∼3년, 4∼5년 단위의 사업이 많다. 사업비를 매년 쪼개어 집행하다 보니 미집행금이 쌓인다고 미국 측은 해명한다”고 전했다.방위비분담금이 지정된 용도에 쓰였는지 확인하기 위한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방위비분담협정은 8차 협정(2009∼2013년)에서 군사건설 분야의 현물지원 체제를 마련했고, 9차 협정(2014∼2018년)과 10차 협정(2019년)에서는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이뤄졌다”면서 “이번 협상에서는 투명성 강화 부분은 나와 있지 않다”고 밝혔다.국방부는 방위비 분담금 이행 약정에 근거해 미국 측의 현금 집행을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측이 현금집행보고서와 계약서 사본을 한국 국방부에 제출하면, 이를 토대로 검증한다는 것이다.올해 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CCPT)이 시작된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미군 차량이 주차돼 있다. 뉴스1한반도 밖에 있는 미군(역외 자산)의 정비 예산을 분담금에서 지원하는 것도 논란이다. 국방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협상에서는 역외 자산 정비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은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미군도 한반도 방위에 기여하는 전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역외 자산 정비 예산이 분담금에서 집행됐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한·미는 분담금을 역외 자산 정비비로 쓰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2019년 군수분야 이행합의서에 개선 사항을 반영한 바 있다. 합의서에는 대한민국 밖에 배치되어 있으나 한·미 연합작전을 우선 지원하는 미국 항공기, 지상장비, 기타 장비의 보수 및 정비 지원을 점진적으로 축소한다고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송 의원은 “9∼10차 SMA 협정 기간(2014∼2019년) 1088억원이 역외 자산 정비비로 사용됐다”고 지적하며 “이 내용이 이번 협정에서 어떻게 반영됐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합훈련 때 미군 전투기가 역외에서 올 수 있는데, 이때 영토 내에서의 전투기 정비비를 분담금에서 지급했었다”며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해소할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수찬 기자 psc@segye.comⓒ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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